5월 5일은 어린이날입니다. 어린이날은 1948년(쇼와 23년)에 제정된 일본의 국경일 중 하나로 '단오절'이라고도 하며 남녀 어린이의 성장을 기원하는 날로서 널리 친숙합니다.
어린이 날의 유래는 중국 삼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국에서는 5월 첫 번째(端) 오(午)일을 나타내는 '단오(端午)'를 재앙과 부정의 날로 여겼는데, 그 풍습이 액땜 행사와 함께 일본에 들어온 것이 기원이라고 전해집니다. 액땜으로는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고 믿으며 약초로도 이용되는 창포를 사용합니다. 창포를 처마 끝에 걸어 놓거나 창포물로 목욕하여 몸을 정갈하게 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창포는 일본어로 '쇼부'라고 발음하는데, '승부'나 무예와 용맹을 숭상한다는 의미의 '상무(尙武)'와 발음이 같은 데서 무사가 활약하던 시대의 일본에서는 남자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는 축젯날로 정착되었습니다. 이것이 어린이날의 시작입니다.
어린이날에는 무사가 몸에 착용하는 갑옷과 투구 등을 본뜬 무사 차림의 '오월 인형'을 장식하거나 잉어 모양의 깃발인 고이노보리를 높이 답니다. 초여름 하늘을 수놓아주는 고이노보리는 5월을 상징하는 풍경으로서 일본 각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도시에서는 집합주택이 많아짐에 따라 베란다에 작은 고이노보리를 장식하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월 인형' 및 고이노보리와 함께 어린이날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지마키 떡과 가시와모치 떡입니다. 지마키 떡은 단옷날 액땜 행사와 함께 중국에서 들어온 음식인데, 떡을 조릿대 잎으로 말아서 찐 찰떡입니다. 가시와모치 떡은 떡갈나무 잎으로 감싼 찰떡입니다. 떡갈나무 잎은 겨우내 붙어 있다가 새싹이 나올 때 떨어진다 하여 자손 번영을 기원하는 뜻을 담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시와모치 떡 안에는 떡소가 들어 있습니다. 떡소는 팥으로 만든 소와 된장으로 만든 소 등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타납니다. 예전에는 간토 지방에서는 가시와모치 떡, 간사이 지방에서는 지마키 떡을 먹는 습관이 있었는데, 집에서 만들 기회가 줄어들면서 시판되는 떡을 사 먹는 일이 늘어나 이제는 지역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5월 5일 어린이날은 몇 개의 국경일이 이어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맞는 '골든 위크' 중 하루에 해당됩니다. 최고의 행락철인 신록의 계절, 고이노보리가 하늘에서 헤엄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일본에서 휴일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